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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juana,Mexico 2020.03-/일상

주말 일상

바로 전 포스트에 게으름뱅이라고 썼는데 언젠가 시작할 유투브를 위해 지지난 주말 모처럼 사진&영상으로 하루를 기록하다보니 나는 생각보다 부지런했다

금요일은 퇴근하자마자 모처럼 저녁 수업 없는 티노와 영화관에 가서 디즈니 신작 Encanto 관람

먹으러 가는 영화관


토요일은 오랜만에 가볍게 아침 운동

이런 양말 선물해주고 안신으면 속상해하는 티노를 위해


운동 끝나고  40분쯤 거리의 Popotla에 있는 조그만 포구로 출발
일단 가는 길에 동네에 새로 문을 연 Saint Coco 에서 커피 한잔씩 사들고 근처 한국 카페에서 통모짜 핫도그 하나씩 먹고 출발

담엔 여기 앉아서 커피 마셔야지
통모짜인증😂


아침 일찍 가야 새로 들어온 해산물들이 많다는데 아침 운동에 커피에 핫도그 사먹으며 천천히 가니 이미 점심시간 무렵이고 그래도 여기저기 열려있는 좌판이 있었다
새우나 몇마리 사고 랍스터 있나 보려 했는데 끄트머리 좌판에서 털이 잔뜩난 킹크랩 비스무리한 게와 전복 발견
전복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비싸서 내 손 크기와 비슷한 걸로 두개 담고 그릴에 구워 먹을 요량으로 생선도 한마리 손질해서 샀더니 270페소, 게는 한마리에 얼마냐니 큰건 300페소, 작은건 200이라기에 그냥 큰거로 하나 해서 500페소에 달라고 협상 시도
다행히 잘 받아들여져서 게도 한마리

이름은 모르지만 큰 게


해산물을 샀으니 저녁에 새로 산 그릴 개시할 생각으로 정육점 들러 집에 가자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슈퍼에 배추가 있다는 소식 입수
이참에 생각만하고 미뤄오던 김치도 담가야겠다 싶어 한국 슈퍼에 가서 배추와 무를 사고 간식거리도 조금 사고, 구하기 쉽지 않은 삼겹살이 항상 있는 정육점 Cuesta Blanca에 가서 수육용으로 두툼하게 썰린 삼겹도 사고 구워 먹을 고기도 사서 컴백홈

집에 도착하자마자 티노는 숯에 불 붙이기를 담당, 나는 해산물 손질.
전복은 빡빡 씻어서 껍데기와 분리해서 구이용으로 준비, 게는 쪄서 먹으려고 한번 씻어서 큰 냄비로, 생선은 반으로 갈라져 있는거 헹궈서 소금만 조금 뿌려서 티노 전달

지금껏 본 중 가장 큰 전복인듯
계절을 알기 힘들 차림으로 고기 음미 중
좀 꼬질해서 괜찮나 싶었는데 맛은 있던 전복...


집에 있던 와인까지 한병 준비해서 발코니에서 조촐한 바베큐, 를 해먹고 뒷정리는 티노에게 맡기고 나는 김장 준비

절이기 전 배추
조금이라도 큰 통과 냄비는 다 동원...

배추(겉껍질 다 손질된 작은 알배추) 세 포기, 무 하나를 씻고, 자르고, 소금에 졀여 두고 김치 보관할만한 그나마 큰 반찬통들 찾아 두고
토요일 마무리,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김치 양념에 모자란 재료 사러 잠시 마트 다녀온 후 본격 김장... 미니 김장
찹쌀이 없어서 대충 쌀풀 쑤고 양파,새우젓,마늘,생강은 아주 째끔 넣고 한번에 갈아준 담에 고춧가루, 까나리, 스테비아에 썰어둔 부추랑 파 다 때려 넣고 휘적휘적

준비 완료

대충 간이 된 것 같아서 김장도우미는 아니지만 김장 구경꾼 정도로 와있던 티노도 간 보여 주고...티노 인생 처음 김치 양념 먹어볼테니 싫어할까 헀는데 한번 찍어 맛 보더니 쿨내나게 바게트 한입 뜯어 와서 김치 양념 찍어 간다...뭔 맛이여 저게

암튼 양념이 그럭저럭 된듯해서 절여둔 배추 하나씩 집어 배춧잎 사이 하나하나 속 채우기....사실 한국에서 엄마 김장 도울 때는 절인 배추 나르기, 김치소 만들 때 엄마 지시대로 재료 넣고 섞거나 간보고, 김치통 나르기 위주로 했고 멕시코에서 몇번 담갔던 김치는 큰 통이 없어 애초에 배추잎을 다 잘게 잘라 맛김치로 하거나 깍두기만 담가와서 이렇게 양념 직접 하는건 처음이었다
이파리 하나하나 양념 하는게 은근 일이었다(나중에 다 해서 김치통에 옮겨 담다 보니 중간중간 양념 없이 하얀 잎들 발견..ㅎㅎㅎ)

김치소가 적게 들어가면 맛이 덜하거나 무를까봐 아주 넉넉히 넣다보니 3포기를 각 3~4등분해서 총 10개쯤 되었는데 마지막 배추 남겨두고 양념이 똑 떨어졌다...이거 하자고 다시 양념 하자니 재료도 없고 수육도 거의 준비가 되어서 궁여지책으로 겉절이 해먹기로

김장용으로 절여두긴 했는데 다행히(?) 좀 덜 절여져서 겉절이도 맛있게 됐다
잘 버무려진 김치 한쪽 고르고, 겉절이도 좀 곁들여서 보들보들 잡내 하나 없이 삶아진 수육이랑 간단하게 한상 + 밥 한공기

전 날 남은 게로 해물탕😂
김치 담그면서 날림으로 했는데 넘 잘 나온 수육

너무나 오랜만에 느끼는 갓 담근 김치 맛이어서 배도 크게 안고팠는데 술술 들어가는 와중에 나보다 더 술술...심지어 급한 마음에 손으로 김치 찢어가며 김치에 수육 한점씩 착착 싸먹는 아르헨티노씨..... 고기 먹을 때 오히려 샐러드나 다른 야채 준비하면 안 먹는데 상추쌈이나 김치는 무슨 평생 먹어온 사람인양 착착 잘도 먹는다
수육 하는데 배 하나도 안고프다고 자기는 생각 없다고 맛만 본대서 김 새서 한근만 삷아놨는데 2/3는 티노 입으로 들어간듯....맛만 봐서 이정도지 배 고팠으면 어쩔뻔했나
본인도 머쓱했는지 한국 레추가(상추 종류 잎채소, 배추를 모르는 티노는 맨날 레추가라 함..) 는 뭔가 특별한 맛이 있다고, 이상하다고 연신 칭찬을 쏟아내며 수육 한접시 클리어..

김치 찢는다고 빨갛게 물든 엄지...


여러 통에 나눠 담아둔 김치 냉장고에 잘 정리하고 주방 도구들도 다 정리하니 아직 한낮인데다 부른 배도 꺼트릴 겸 집에서 3km 남짓한 플라자 리오까지 걸어 가서 영화도 보고 저녁 8시쯤 하루 마무리


마음 든든해지는 사진
사진마다 저 놈은 파이팅 포즈...


이렇게 주말동안 한 일들 쭉 생각해보니
1.영화관 두번
2..아침운동
3.포구/마트/정육점 장보기
4.바베큐+뒷정리
5.김장
틈틈이 집청소도 했고, 옷가지와 수건 나눠서 세탁기도 두번이나 돌리고 널고 개고

자는 시간 빼고는 거의 쉴틈 없이 뭔가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김장해서 나온 김치가 한국 슈퍼에서 한통에 10불 남짓 주고 사먹던 양의 세배쯤 나왔고 남은 양념으로 깍두기 하려다 양념이 떨어져서 짝퉁 동치미도 해뒀으니 아주 생산적이었다.

나 생각보다 되게 부지런하네!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 쓰는건 왜이리 귀찮은지 김장하고 한주 지난 지난주 토요일에 쓰기 시작한 이 글을 결국 김장 2주가 지난 오늘 마무리 하는 중....지난 주말+이번주도 아주 부지런하고 다이내믹 했는데 그건 오늘 저녁이나 내일 써줬으면 좋겠다 몇시간 지난 미래의 내가 좀 부지런히 움직여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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