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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juana,Mexico 2020.03-/일상

아홉째 글, 내 집 마련의 꿈 #1 몬테레이에서는 멕시코에 살겠다는 확신이 없었다 가능한 은행 대출 한도도 아마 없었을거다 저축도 없었지, 월세는 너무 아깝지만 집을 사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티후아나에 오니 월세가 몬테레이 두배 수준에(물론 집이 1.5배쯤 크고, 신축이고, 헬스장과 이벤트홀, 옥상 비비큐장 등 시설 포함이라 전체적으로 몬테레이에서 살던 집보다 세배쯤 좋다) 어쨌든, 몬테레이에서는 도시 중심부에 대학이 있어서인지 스튜디오 타입(공간분리 없는 원룸) 이나 방 하나 거실 하나 있는 혼자 살기 좋은 크기의 집들이 다양한 가격, 조건으로 있었는데 티후아나에 처음 와서 집을 구할 때는 내가 못 찾는건지 적당한 옵션이 없었다 시간도 많지 않고, 아직 도시를 잘 알지도 못하니 인터넷에서 서너개 집을 찍어 두고 부동산들과 약속을 잡았다 첫.. 더보기
여덟째 글, 잘도 먹네 먹성이 좋은 티노신기하리만큼 가리는 음식도 없고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나도 먹는걸 좋아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음식이나 맛이 예상되는 음식들에 한해 즐기는 편인데 티노는 그런 편견이 1도 없어 보인다 연애 극초반의 티노는 시합을 앞두고 감량 중이어서 그저 다이어트 중에 오는 허기짐 정도로, 시합 후에는 그간 못먹은데 대한 갈증 해소 정도로 잘 먹네 했는데 계속 보다보니 그냥 먹성이 아주 너는 정말 초반에는 배낭 하나 둘러메고 고향 떠나 도착한 멕시코에서 초반 정착에 갖은 고생과 연이어 터진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식탐이 조금 생긴 것 같다는 티노의 말에 아이쿠,짠해라 했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 저 소리가 나오면 작작해라 진짜, 너는 그냥 애초에 먹는걸 좋아하게 타고난거야, 그렇게 잘 먹.. 더보기
일곱째글, 한국어 공부 멕시코에 온지 6년차인 꼬레아나, 그 전에 스페인에서 얼추 1년, 그리고 그 전에 서울 모처의 스페인어 학원에서 몇개월스페인어를 익히기 시작한지 도합 7년이 넘었다한국에서는 주1회 취미로, 스페인에서는 늦깎이 어학연수생 자존심으로 나름 아등바등, 멕시코에서는 실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익히다보니 대부분의 상황에서 큰 불편 없이 스페인어로 대응할 정도는 된다 멕시코에 온지 2년차인 아르헨티노, 고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2년 가까이 생활한 적이 있다지만 영어 울렁증이 있어 아주 간단한 대화 외에는 영어가 어렵다그 외에는 멕시코가 첫 해외 경험이고 아르헨티나, 그 중에서도 꼬르도바 억양이 짙게 뭍어나는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당연히 스페인어로 듣고 말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낯가림이 심해 식당이든 어디든.. 더보기
여섯째 글, 멕시코에 사는 꼬레아나 멕시코에는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다수도인 멕시코시티에도 많고, 4년간 살았던 몬테레이에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수천명은 살고 있을거다 몬테레이에서 한국 회사가 몰려 있던 지역이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동네 쇼핑몰이나 거리에서 심심치않게 한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그 덕인지 몬테레이에서는 많은 멕시칸들이 동양인=치나(중국인) 이라는 편견이 덜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종종 중국 여자를 칭하는 치나, 치니따 소리를 듣긴 했지만 멕시코에 큰 뜻이 있거나, 이 나라를 잘 알아서 온 것도 아니었고 어쩌다 배운 스페인어로 어쩌다보니 취업을 했고 언어도 익히고 해외 생활도 이어나갈 겸 3년 정도 살아볼까 하고 왔다 보통 멕시코 하면 선인장, 사막, 황무지, 마약, 카르텔, 각종 범죄 등 떠오르는 이미지가 가히 긍정적이지는 .. 더보기
다섯째 글, 요리 티노를 처음(사적으로) 만나기 시작했을 때는 티노가 다이어트 중이었다 시합을 3주쯤 앞두고 감량에 들어간 시기여서 저녁마다 만나도 음식 같은 음식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보니 자연스레 같이 살이 빠졌다 3주 후 시합이 끝나고, 같이 연말을 보내고 새해가 오고 같이 보낸 시간이 길어진만큼 둘 다 살이 아주 오동통통둘 다 먹는걸 좋아하고, 운동량이 많은 티노는 항상 배가 고프고 원체 가리는 음식이 없어 뭘 해줘도 잘 먹는다 아주 허나 곧 시합이 잡힐듯한 티노도, 운동량 변화 없이 체중만 느는 나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 같아 이번주는 저녁마다 요리 먹고나면 설거지와 주방 뒷정리를 도맡아 하는 티노덕에 맘편히 요리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이번주 내내 나는 저녁 준비, 티노는 뒷정리 양상추 반통씩 썰어 넣고 있는 채.. 더보기
네번째 글, 잡생각 수다 매일 비슷한 업무에, 비슷한 일상 몬테레이에서도 비슷한 일상이었지만 평일엔 거의 매일 체육관에서 1-3시간씩 운동도 하고 체육관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주말이면 다른 친구들과 맛집 탐방, 들로 산으로(몬테레이는 산이 정말 많다) 놀러 다녔는데 티후아나는 바다도 가깝고 등산할만한 산도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가 진상이다 작년 말쯤 서너번 서핑 강습을 받고 본격적으로 취미로 삼을까 하고 웻수트에 신발까지 샀는데 서핑 보드 파는 곳이 제한적이다, 매번 강습을 받기엔 시간도 돈도 애매하고 서핑샵 사장님도 초급 보드는 그냥 미국 월마트 가서 하나 사와 라고 추천하던데 문제는 육로로 넘어가는 미국 국경이 당최 열릴 기미가 없다 그리고 12월까지 따듯했던 날씨가 1월부터 지금까지 바다 생각이 별로 안날만큼 쌀쌀하기도.. 더보기
세번째 글, 국제연애 Mi Argentino 예전부터 여러 매체나 SNS, 웹툰 등에서 혹은 내 주위 사람들을 통해 종종 봐왔던 다른 사람들의 국제연애사 2012년부터 최근 10년간은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한국에서 보낸 시간보다 길어지다보니 흘낏흘낏 관심가던 주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내 얘기, Mi Argentino, 우리 티노 우리는 둘 다 멕시코에 자리 잡을 생각으로 살다 만나서 다행히 롱디가 될 일도, 멕시코에서 쭉 스페인어로 생활해 온 나와 아르헨티나 출신 티노의 모국어도 스페인어기에 별다른 의사소통 문제도 없다, 거의 없다, 가끔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회사에서 사무직 일을 하며 취미로 격투기 도장에 다니기 시작했고, 작년 3월 티후아나로 이사한 후 눈여겨봤던 체육관이 4개월간의 휴업을 끝으로 7월 말에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등록했다티노.. 더보기
두번째 글,부지런한 토요일 with 외국인 티노 오전 내내 게으름을 피우다가 12시가 넘어 티후아나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 가려 길을 나섰다 Semana Santa (부활절 주간)의 토요일, 봄과 초여름 사이쯤 햇살 좋고 바람은 선선한 날 바닷가 식당 골목에 발디딜 틈 없이 늘어선 차와 사람들, 호객 행위 중인 식당 사람들.... 코로나는 정말 다른 세상 얘기같다. 밥 먹고 산책이나 하려 나왔는데 평소보다 배는 높여 써둔 간이 주차장 가격표에 붐비는 식당가를 보니 차를 대고 싶지도 않았다 같이 간 티노한테 배 얼마나 고프니 물으며 티후아나에서 30km쯤 남쪽으로 Popotla 로 운전대를 돌렸다, 대답은 별로 들을 생각이 없었고, 따땃한 햇살에 졸기 시작한 티노는 어디로 가든 개의치 않을테니 쭉 뻗은 해안 도로변에 이렇다할 이정표도 없이 허술한 벽 하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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