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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juana,Mexico 2020.03-/일상

네번째 글, 잡생각 수다

매일 비슷한 업무에, 비슷한 일상

 

몬테레이에서도 비슷한 일상이었지만 평일엔 거의 매일 체육관에서 1-3시간씩 운동도 하고 체육관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주말이면 다른 친구들과 맛집 탐방, 들로 산으로(몬테레이는 산이 정말 많다) 놀러 다녔는데

 

티후아나는 바다도 가깝고 등산할만한 산도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가 진상이다

작년 말쯤 서너번 서핑 강습을 받고 본격적으로 취미로 삼을까 하고 웻수트에 신발까지 샀는데 서핑 보드 파는 곳이 제한적이다, 매번 강습을 받기엔 시간도 돈도 애매하고

서핑샵 사장님도 초급 보드는 그냥 미국 월마트 가서 하나 사와 라고 추천하던데 문제는 육로로 넘어가는 미국 국경이 당최 열릴 기미가 없다

그리고 12월까지 따듯했던 날씨가 1월부터 지금까지 바다 생각이 별로 안날만큼 쌀쌀하기도 하고

 

4월에 작년분 세금 환급 받으면 살까 했는데 2박3일 몬테레이 여행으로 탈탈 털어썼으니, 아마 5월에나 중고 보드라도 하나 사지 싶다

 

쨌든 체육관은 일주일에 서너번 가지만 코로나 상황이 조금 심해지면 1-2주 건너 뛰기도 하고 다른 할 일이 크게 없는 심심한 일상이 이어졌다

 

티노 만나고 조금 채워지긴 했는데 그래도 내가 너무 발전 없이 쳇바퀴 도는 느낌? 쑥쑥 늘줄 알았던 스페인어도 업무 외에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실력이 느는데 한계가 있고, 국경 지역인 티후아나에 오며 산디에고 어학원 주말반을 등록해서 영어라도 배워보자 했던 다짐은 위에 언급한 국경 폐쇄로 한없이 미뤄지고

 

그냥 회사 다니고 돈 벌고 쓰고, 또 쓰고, 그렇다고 일이 즐겁고 보람 차지도 않으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답답함

 

그래서 일단 뭐라도 해보자, 언어 공부든, 회사원 탈출을 위한 사업이든 하다못해 새로운 취미라도 

하고 생각만 해온지 6,7,8,9,10개월쯤....... 지나다보니 소소하고 심심했던 일상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은 이어지고 어쨌든 다시 오지는 않을 나날들을 기록이라도 해보자 싶어 다들 한다는 브이로그를 하자! 하고 마음 먹은지는 또 한 4,5,6개월쯤.... 브이로그는 몬테레이 시절부터 마음만 백번쯤 먹었다 뱉었다 했다 사실

너무 게을러 나는, 근데 게으른 내가 싫지 않지, 밉지도 않지, 어쩔거야 이 게으른 정신으로 그래도 내 생계는 잘 책임지고 이어나가는게 기특하지

 

 

어제 Mi Argentino 포스팅 쓰면서 옆에 기웃대던 티노와 짧은 대화

 

-이건 뭐야?

-이건 블로그야

-블로그는 뭐야

-개인 웹페이지 같은거야

-블로그는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거야?

-블로그를 갖고 싶은 사람이면 가질 수 있는거지

-너는 왜 블로그를 가졌어?

-여기에 일상 생활을 기록할거야, 네 얘기도 쓸거야, 써도 되지?

-당연히 써도 되지, 뭐 쓸건데? 누가 보는데?

-보고 싶은 사람이 보겠지, 그냥 아무 얘기나 쓸거야 그냥 일상 기록용 블로그야

-그래, 그래서 블로그는 뭔데?

-그냥 자라 

 

인터넷, SNS 사용에 유달리 미숙한 티노, 블로그가 뭐고 누가 만들고 누가 보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본인 얘기를 써도 좋다는 허락은 받았다

 

첫글에 '부디 꾸준히나 쓰길' 이란 문구엔 일주일에 서너건의 포스팅이 목표였는데 이미 밀리기 시작했다

뭐 근데 어쩔거야, 이번주는 아직 3일이나 남았고 부지런히 따라잡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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