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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록/격투기

운동 일기_0710토요일

피곤해서, 퇴근길 차가 막혀서, 약속이 있어서 이런저런 핑계로 주중 운동량이 너무 적었다 싶거나
괜히 뿌듯한 주말을 보내고 싶을 때, 개인코치 티노가 호출된다

로우킥


내가 사는 아파트 헬스장은 주말에 보통 사람도 없고 샌드백도 하나 있어 종종 거기서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마룻바닥이 조금 미끄럽기도 하고 맨발로 운동할 수가 없어 발차기를 연습하기엔 바닥 매트가 깔린 체육관이 훨씬 좋다

평일 일반인 수업에서는 10분정도 달리기+기타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시작하지만 둘이 가면 알아서 스트레칭 후 바로 본운동으로 들어가는 편이다
특히 요 몇주 왼쪽 발가락+발등 부상이 쉬이 낫지 않아서 쪼그려 앉거나 달리기등 발 앞쪽이 구부러지는 동작들을 하면 자꾸 무리가 간다, 달리기를 싫어하기도 하고

아주 가볍게 운동을 할 때는 스트레칭 5분 정도 후 3분씩 5-6라운드 티노가 미트를 잡아준다, 3분 1라운드 후 1분 휴식
글러브를 끼고 기본 자세를 잡고 서 있다가 티노가 지시하는대로 타격을 하면 된다, 타격을 하는 내게는 5분 같고 지시를 하는 티노에게는 1분 같은 3분이 흘러가면 1분 휴식

혹은 가벼운 준비운동 15분 가량(속보/가벼운 달리기 2km, 스트레칭, 근력) 후 5-6라운드, 복근 운동 5-10분
또는 무거운 준비운동 하체 10-15분(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리겠다, 다리 후들후들), 미트 5-6 라운드, 마무리 운동
정말 가끔 스파링.... 킥복싱 스파링은 3분씩 3라운드쯤 하고 주짓수는 5-7분으로 2-3라운드 후에 미트 2-3라운드..
체중이 15kg쯤 차이가 나고 주짓수 퍼플벨트인 티노와 초짜인 내가 5분씩 두라운드 뒹굴고 나면 온 몸이 부들부들...



미트를 칠 때는 동작들을 하나하나 외치면 말이 길어서 코치들마다 다르지만 티노는 숫자와 약어로 동작을 불러준다

1 우노 Uno = 왼손 잽
2 도스 Dos = 오른손 스트레이트
3 뜨레스 Tres = 레프트 훅
어퍼 Upper = 어퍼컷
간쵸 Gancho = 바디에 훅
10 디에즈 Diez 혹은 로우 = 오른발 로우킥
인떼르나 Interna = 허벅지 안쪽 킥
꼬도 Codo = 팔꿈치
프론탈 Frontal = 앞차기
로디야 Rodilla = 무릎
에스끼바 Esquiva = 더킹 (기본자세에서 상체만 좌우로 틀어서 펀치 피하기)
씬투라 Cintura = 위빙 (기본자세에서 몸을 낮추며 허리를 틀어서 U자 형으로 움직여서 펀치 피하는 동작)


운도뜨레스에스끼보도스뜨레스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어 본 티노의 지시어들, 여기에 손짓이나 발짓으로 눈치껏 치면 된다
몸이 완전 풀려서 동작이 빨라지면 말로만 지시하기 빠듯하기에 미트나 다른 보호구를 낀 티노 손이나 허벅지, 몸통 등 티노가 까딱 하는 눈짓이나 손짓을 보고 치면 된다

약속된대로 레프트라이트바디레프트훅스트레이트

미트 대주는 위치대로 치기


-운동 가자, 트레이닝 시켜줘
-아파트 헬스장?
-ㄴㄴ 체육관 가자, 아파트 헬스장은 바닥 딱딱하고 미끄러워서 싫어
-나는 그 체육관이 직장이라 토요일까지 가고 싶지는 않은데
-가자, 커피 사줄게, 한시간만

지난주 토요일도 티노를 꼬셔 체육관에 갔다, 주짓수 도복도 챙겨오래서 챙겨갔다
토요일 체육관은 오전 11시에 있는 주짓수 수업 말고는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게 오후 2시까지 개방된다
커피 한잔 사서 여유로이 도착하니 11시 주짓수 수업은 이미 한창, 보통 선수들이 훈련하는 3층으로 올라갔다

티노와 친분이 있는 선수 두어명이 각자 운동하거나 같이 연습할 파트너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매트로 고고
사실 나는 여러 소소한 이유로 주짓수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주짓수를 사랑하는 티노덕에...
15분쯤 준비운동 겸 주짓수 기본기 몇가지를 돌아가며 연습한 후 1대1 대련...
그와중에 도복만 챙기고 벨트는 안챙겨간데다 머리끈도 두고 와서 이미 반 산발인 머리에 풀어헤친 도복으로 1라운드 땡땡, 4분까지 장렬히 버텼는데 부지불식간에 오른팔이 잡히고 꺾였고 더 꺾이기 전에 재빨리 탭을 쳤다

얼핏 보면 서로 도복이며 관절 슬슬 붙잡고 5분 뒹구는건데 한 라운드 끝날 때마다 온 몸의 기운이 쭉쭉 빠진다..
타격기와 달리 온 몸에 힘을 주고 내 빈틈은 감추고 상대방 빈틈 찾아 파고들려고 말 그대로 용을 쓰고 달려들어야 하니...(내가 너무 초보라 더 긴장 빡) 진이 빠진다는 말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다
쨌든 두번째 라운드도 30초쯤 남겨두고 기어이 탭을 치고 말았고... 한라운드 더 하자고 붙잡는 티노를 매정하게 는 아니고 위에 언급한 성치 않은 왼발 통증 때문에 뿌리쳤다

잠시 쉬고 아아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내가 좋아하는 킥복싱 훈련으로, 킥복싱만 하면 3분씩 7-8라운드도 거뜬한데 주짓수 스파링 10분 끝내고 팔 들어올리려니 천근만근..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달궈지는 체육관 열기에 3라운드 겨우 치고 운동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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