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건 아닌데 지루했다
티후아나에 온지도 어느덧 1년을 넘겼고, 같은 집에 살고 같은 회사를 다닌지도 1년이 넘었고
Entram(체육관)에 다닌지도 9개월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코로나 상황은 나아지질 않고
주중엔 매일 회사에 가고 서너번쯤 운동을 하고 주말엔 장을 보고 가끔 교외로 나가고
그러다 티노가 추가되어 조금 활기를 띄다가 어느덧 6개월 조금 더 지나고 거의 매일 같이 일상을 공유하다보니 혼자보단 낫지만 결국 비슷한 일상이 좀 지루하고
그래서 또 뭐 할거 없나 하던 차에 마침 회사에서 골프 한번 안배워 보겠나, 남는 골프채도 있으니 시간되면 배워보라는 권유에 바로 주말 골프 강습 예약
티후아나 시내 골프장은 코로나 상황으로 회원만 입장 가능하다기에 한시간 남짓한 거리의 바닷가 골프장으로
살짝 흐리다 싶었는데 골프장 가까워질수록 날씨 좋고 경치도 좋고, 생각보다 훨씬 넓고 잘 꾸며져 는 골프리조트 구경하며 들뜬 마음으로 도착해서 나와 티노 각 골프공 한 바구니씩 사서 강습 시작
준비운동 하고 골프채 하나씩 골라 잡고 기본 스윙 자세 익힌 후 각자 자리 잡고 본격 타격 시작하는데 첫타부터 공 제대로 때려 날린 티노
온갖 것에 승부욕이 차고 넘치는 나도 질 수 없어서 하나 날려 주고 시작
한타 한타 지켜 보며 자세 교정 해주는 코치 덕분에 공 맞추는건 금방 익숙해지고 어느새 티노랑 서로 누가 멀리 날리는지 경쟁하듯 치고 있는데...... 어느새 바로 옆자리 등판해서 어마어마한 맞바람을 뚫고 200야드씩 땅땅 때리는 다부진 여자 골퍼를 구경하고 서 있자니 코치가, 저 친구는 골프 3년차, 12살 주니어 선수란다........ 와우....
옆에서 뚱땅거리던 어른이들은 잽싸게 주니어 선수 따라 드라이버로 골프채 바꿔 잡고 다시 연습 시작
열정적인 모습 덕분인지, 코치의 영업용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초급자들 치고는 자세도 좋고 비거리도 좋다는 폭풍 칭찬에 힘입어 한시간 꽉 채운 스윙과 퍼팅 강습 마치고 티노랑 둘이 서로 봐주며 한시간 더 연습
생각보다 운동도 많이 되고 골프장도 넘나 예쁘고 날씨도 좋고 다 좋은데 집에서 조금 멀어서 매주 오기는 어렵겠다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추천 받은 골프장은 우리 집에서 30분 정도 거리의 'Real del Mar' 라는 곳이었고 그 중 Mar 만 기억한 나는 마침 작년 연말 호캉스나 갈까 하고 알아 봤던 리조트 중 하나인 한시간 거리의 'Baja Mar' 로 갔던거다...
근데 뭐 어쩔거야, 즐거웠음 됐지
이번주는 토요일 회사 일에, 일요일인 오늘은 비가 와서 못갔지만 다음주는 다시 한번 강습 받으러 가기로
강습부터 덜컥 예약하고 복장은 어쩌나 했는데 첫 수업이니 편하게 운동복 입고 와도 된다는 코치 말에 적당히 운동복 입고 갔었는데 계속 할 것 같으니 이제 어쩔 수 없이 골프복도 한벌 사야겠네, 정말 어쩔 수 없지